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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기행

[여수맛집] 홍어삼합 "선비촌 VS 흑산도홍탁"

by 쌍둥아빠^^ 2008.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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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촌 홍어삼합과 가오리찜


홍어삼합은 여서동 은현교회 근처에 있는 식당들이 잘한다고 합니다. 여천지역에서는 홍어삼합을 손님에게 접대하기 위해서 적당한 곳이 "선비촌"이라고 여겨집니다. 쌍봉초등학교 후문쪽에 위치해 있는데 교장선생님 사모님이 운영하는 곳이라 분위기 있고 정갈합니다.  "선비촌"은 분위기로 먹는 곳입니다. 수육이나 홍어는 가격에 비해서 빈약하긴 하지만 맛은 그런데로...... 안주가 약간 부족하시면 "가오리찜" 추가하시면 좋습니다. 가오리찜도 생각했는 던것 보다 빈약하긴 하지만 맛깔스럽습니다. 술안주가 음악도 분위기에 맞추어서 조용하게 흘러나오고 화장실도 깨끗합니다. 조용하게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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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홍어의 홍어삼합


양을 즐기는 분은 "흑산도 홍탁"를 추천합니다. "선비촌"과 가까이 위치해 있습니다. 홍어의 두께나 돼지고기 수육의 양을 비교하면 훨 많고 맛도 좋습니다. 흑산도홍탁는 부담없이 홍어삼합을 즐길수 있는 곳 같습니다. 다른 식당보다 착한 가격에다 양까지. 묵은지 한번드셔보세요 압권입니다.  분위기는 옛날 막걸리 집 같은 분위기로 친한 친구와 가벼운 주머니로 막걸리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식당입니다.

홍어의 고향 흑산도는 뭍에서 멀다. 목포에서 약 90km.
지금은 쾌속선을 타면 뱃길로 두 시간 거리지만 일반 여객선은 5시간이 더 걸렸다.
그 옛날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엔 기상 상태에 따라 며칠씩 걸리기도 했을 것이다.
변변한 냉장 설비가 없어섯 어부들이 애써 잡은 생선은 어시장까지 가기전에 상해 버리기 일쑤였다.
개중에 맛이 갔어도 먹고 배탈이 안 나는 생선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홍어였다.
삭은 홍어는 이후 별미를 찾는 미식사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됐다.
이것이 흑산도에서 들은, 홍어를 삭혀 먹게 된 유래다
 
○ 고통에서 쾌감으로 잘 삭은 홍어를 난생 처음 접한 사람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홍어가 상에 오르는 순간 어린 시절 맡았던 재래식 화장실 냄새를 떠올리며 질겁한다.
이걸 먹으란 말인가. 아니 사실은 식당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후각은 이미 비상이다.
권하는 대로 숨을 참은 채 억지로 입에 넣으면 더한 괴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후각 미각 촉각이 곤두서고 세포를 하나하나 자극하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면서 코가 뻥 뚫린다.
제대로 삭은 홍어로 만든 찜을 먹다가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기도 한다.
홍어를 처음부터 좋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모든 괴로움의 근원은 암모니아다.
홍어의 몸에 있는 요소가 발효되면서 미생물에 의해 암모니아로 바뀌는 것이다.
전라도 말로 오가리(항아리)에 짚을 깔고 홍어를 올려놓고 발효될 때까지 기다리면 저절로 발효가 된다.
때로 강렬한 맛을 위해 두엄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보통 여름에는 하루나 이틀, 가을에는 5, 6일 정도 걸린다.
요즘엔 저온으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냉장고를 쓰는 경우가 많다.
괴로움을 견디고 먹다보면 어느 순간 쾌감으로 바뀐다.
자학과 인고의 세월을 거쳐야 비로소 찾게 되는 그 즐거움, 고통이 큰 만큼 쾌감도 크다.
김치나 치즈 같은 발효식품이 그렇듯 홍어 역시 중독성이 있어 한 번 맛 들이면 헤어나기 어렵다.
‘홍어 먹을 줄 아는’ 사람들끼리 은근한 동지감도 생긴다.

○ 홍어 먹기 ‘1 코, 2 날개, 3 꼬리.’ 홍어에서 맛있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면 그렇다는 얘기다.
홍어를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그냥 살을 먹는 것도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홍어 애(간)도 단골들에게만 내놓는 별미다.
홍어는 버릴 곳이 없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내장은 찜이나 탕을 끓이는데 쓴다.
홍어회는 소금을 찍어서 먹기도 하고 미나리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한다.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얹어 먹는 삼합(三合)은 홍어 요리의 백미로 꼽힌다.
세 가지 이질적인 음식을 한꺼번에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김치와 돼지고기 맛이 먼저 느껴진다.
볼이 터지도록 우물거리며 씹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홍어 고유의 톡 쏘는 맛이 나기 시작한다.
홍어 뼈를 씹으면 씹을수록 향이 입안에 가득 찬다.
홍어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게 막걸리다.
시인은 ‘막걸리 한 사발에 홍어회 한 점, 그 홍탁이라는 유명한 전라도 음식을 아직 못 자셔 보았는가.
그랬다면 당신은 세상 헛산 것이여’(임보, ‘홍어에 관한 한 보고’)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By 쌍둥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