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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지리산 둘레길 3구간 : 인월-금계

by 쌍둥아빠^^ 2010. 8. 21.
지리산 숲길 3구간은 남원시 인월면과 경남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을 잇는 약 20km 의 숲길입니다. 인월-금계구간은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면서 뚝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을 걸으면서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숲길입니다. 1~3구간을 1일에 걷기란 무리가 있어서 매동마을에서 하루를 묻었습니다. 매동마을 여러번 방송에 소개된 마을이라서 마을분 대부분이 민박을 운영하고 있어서 숲길을 이용하는 분들이 이용하기 편합니다.




[인월면-종군마을-황매암-수성대 : 뚝방길, 숲길 1시간]

인월면에 지리산 숲길 안내센터가 있어서 간간이 탐방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2구간 약 8시간을 걸어서 그런지 인월면에서 종군마을로 이어지는 뚝방길은 죽음이었습니다. 일행에서 뒤쳐져서 쉬엄쉬엄 걷기로 했습니다. 종군마을 지나가는데 할머니 한분이 옥수수를 그냥 건냅니다. 맛있네요. 옥수수에 힘을 얻어 황매암을 향하여 힘차게 걷습니다. 황매암 입구에는 뒤쳐진 저를 기다리는 동료들이 보입니다. 쑥스럽네요. _ _;; 종군마을에서 황매암으로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릅니다. 그렇지만 임도라서 걸을만 합니다. 오랜 시간 산행을 하면 내리막보다 오르막이 편합니다. 황매암을 지나면 주막이 하나 나옵니다. 술기운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아서 동동주 한사발을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알딸딸한게 좋네요 ^^;;
 

[수성대-배넘이재-장황마을 소나무 : 숲길 1시간]

수성대 계곡 근처에 오니 괴성이 들립니다. 가까이 가보니 숲길을 걷는 아이들이 수성대 계곡에서 장난치면서 나는 소리 였습니다 ^^   얼마나 덥겠습니까? 그런데 만난 계곡은 너무 시원하고 좋을 수 밖에.... 아이들 노는 것만 보아도 기분이 좋네요. 다음번 트레킹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성대 계곡은 불어난 물 때문에 등산화를 벗고 건넜습니다. 어찌나 시원한지 나오기 싫더라구요. 이런 경험 자체가 숲길의 즐거움이죠. 배넘이재까지 완만한 숲길이라서 걷기에 편합니다. 배넘이재를 넘어서니 멀리 장항마을이 보입니다. 건너편이 매동마을 빨리 가서 쉬어야지......


[장항마을 소나무 - 남근 전통공방 - 매동마을 : 도로 30분]

장항마을 소나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매동마을로 향하는 길은 패잔병들이 길을 걷는 것 처럼.....  12시간 가까이를 걸어서 그런지 다리는 절뚝거리고, 사타구니 사이는 쓸려서 아프서 걷는 폼이 ^^ 정말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다들 힘든 모양입니다.

그래도 매동마을까지는 가야하는데 왜 그리 멀리 있는 것인지. >_<;;  장항마을 건너편이라더니... 남근 모양 전통 공예방을 지나 일성콘도 입구까지 오니 매동마을 이정표가 보입니다. 와!~~~ 살았다 ㅠ,.ㅠ  우리가 쉴곳은 이층집. 마을에서 30명을 유일하게 수용할 수 있는 집이라고 합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집을 깨끗하게 잘 가꾼 듯 합니다.


식사는 뷔페식. 다양한 산나물과 두부, 된장국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을 힘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1/3은 잔반으로 남겼습니다. 주인 아주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밥을 먹고 시원하게 목욕을 하고 나니 좀 힘이 납니다.
 
하지만 식사 후에 한잔하려고 흑돼지 삼겹살과 소주, 막걸리를 준비해 두었는데 모두들 외면합니다. 힘들긴 힘든 모양입니다. 그래도 아쉬워 주인 아주머니께 부탁하여 삼겹살 구울 준비를 하였습니다. 고기가 맛있게 익자 한두명씩 숙소에서 내려옵니다. 오늘 여정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웃고 떠들면서 소주 한잔 하였습니다.

저녁 9시가 되니 모두 깊은 숙면이 빠집니다. 잠자리가 불편할텐데 군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5시30분에 기상하여 식사를 하고 약간을 준비운동을 마친 다음 등구재를 향합니다


[매동마을-상황마을 초입 : 숲길 1시간 ]

매동마을에서 금계까지는 10km 또 얼마나 힘들지..... 매동-상황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숲길입니다. 그래도 얼마 걷지 않았는데 땀이 비오듯 쏟아 집니다. 그래도 간간히 계곡물이 흘러서 땀을 식히면서 상황마을을 향하여.... 상황마을 초입에서 멀리 등구재가 보입니다. 언제 고개를 넘나 ㅠ,.ㅠ


[상황마을 초입 -  등구재 : 눈둑길, 농로 1시간10분]

상황마을에는 계곡이 많습니다. 그래서 물이 많기 때문에 해발 600~700m 높이인데도 논들이 많습니다. 일명 "다랭이논"  논둑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큰돌들을 쌓아서 논을 만들었는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다랭이논둑길을 걷다보면 상황쉼터가 나오는데 잠깐 쉬어 갑니다. 지리산 준령들이 한눈에 훤히 보입니다. 경치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쉬었습니다. 이제 부터 등구재까지는 쉽지 않게 가파릅니다. "내가 뭐할려고 이런 고생하는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등구재(경상도/전라도 경계)에 올라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립니다.

 

[등구재-창원마을-금계마을 : 숲길, 임로 시간 2시간]

등구재를 넘어서면 숲길이 이어집니다. 숲길에는 동물들이 목을 축이고 가는 연못도 있습니다. 숲길을 빠져나오면 무인 음료 판매대가 있습니다. 창원마을 주민께서 숲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휴식터 입니다. 음료수 2개를 시원하게 마시고 돈통에 돈을 넣어 드렸습니다.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

창원마을 뒤편으로 이어지는 임로를 따라 걷는데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집니다. 앞이 안보일 정도 입니다. 창원마을에 들어서니 비가 조금 그칩니다. 하늘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금계마을로 내려갑니다. 하늘길의 경치가 너무 좋아서 한동안 바라보다가 길을 재촉합니다.


하늘길에서 금계마을로 이어지는 숲길도 완만하고 좋지만 비가 많이 내려 길이 질퍽 거립니다. 총 40km 긴 여정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지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성취감에 즐거운 모양입니다. 지리산 숲길 3구간 종주를 마치고 금계마을 건너편에 있는 벽송산장에서 막걸리 한잔하니 그동안의 피로가 싹~~ 가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