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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남의 일 같이 여겨지지 않네요......

by 쌍둥아빠^^ 2005.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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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어느 대리운전 아저씨의 사연이 올라와 적어봅니다
남의 일 같이 여겨지지 않네요

지금은 야간 대리운전에 하루2∼3시간씩 자며 낮에는 개인자영업을 하며 생활하지만 그래도 수입은 150만원선. 내나이 39에 초등학교 아들 1명 학비대기도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때론 밤 12시에 손님을데려다주고 택시비가 아까워 한강다리를 건널쯤엔 뛰어내리고픈 충동에 가끔 빠지곤한다.


나도 작년까지는 그래도 연봉4천만원을 받는 중견사원이었다.한 직장에 12년을 다니며 희망찬 꿈에 부풀어, 아들녀석이 TV를 알때쯤엔 아빠회사가 TV에 나온다며 좋아하던 기쁨에 밤낮을 잊은채 다녔지만 그래도 좋았다.


명절때나 휴가때, 연말이되면 그래도 성과급이다, 보너스다, 선물이다 하여 챙겨오기도 하고 토요일 오후부턴 가족간의 회식이라도 하려고 차를 몰고 제부도, 설악산 등지를 누비기도 했다.


명절때 친적이라도 만날라치면 대기업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명함도주고,오랫만에 동창이라도 만나면 괜히 으쓱하면서 회사좋다고 자랑도 했었다.


그러다 친구한테 잘못섰던 보증과 사기등이 겹쳐지면서 난 회사를 떠나야했고, 엄청난 채무에 시달려야했고(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하나둘씩 떨어져나가는 친구들, 실망한 친척들, 가장 가슴아픈건 장성한 아들녀석의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자신이 없어져간다는 것이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보려고,하루16시간씩에 온종일 신나와 석유냄새가 진동하는 구로공단에서 같이입사한동기가 3일만에 그만두어도 이악물고 3개월 버티다가 코에 염증이 생겨 어쩔수없이 그만두기도했다.


지금은 친구들에게,친척에게,가족에게조차 떳떳이 밝히수조차없는 야간엔 대리운전을 한다. 밤새 이리저리 뛰면서 수수료에다, 기타비용 빼면 한달 150만원선. 군대에서도 행군이나 해야 보이던 발물집이 지금은 하도많이 생겨 발톱이 2개나 빠져나갔다.


택시비가 아까워 도봉역에서 혜화동까지 걷기도 하고. 어젠 3시에 상계동에 떨어졌는데, 그냥 걷다보니 영동대교. 그러고 집에 가면 새벽4∼5시사이. 다시 8시에 일어나 사무실 출근. 이 생활을 8개월째.


토/일요일 가족과 한번도 회식도 못했고 그좋아하던 제부도바닷가가는걷도 꿈얘기일뿐. 그래도 아들녀석과 아내에게 미안해서 담배도 끊었고, 술도 정말 먹고싶을땐 수퍼에서 1병사서 그냥 마시곤 했다. 돈이 아까워서.


1년 전만 해도 97KG나가던 몸무게도 1년만에 10KG이 빠졌다. 남들은 웰빙다이어트해서 감량했다지만 난 돈이 아까워서 굶거나, 사발면으로 떼웠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 계속빠지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12년전이 생각났다. 입사초기시절 첫월급 다공제하고 167만원받았고, 몸무게도 86KG. 그땐 희망이 있었고 젊음이 있었다. 내년이면 40살. 남들같으면 집도 마련했고, 재테크도해서 돈도 조금있을 때고, 가끔은 가족들데리고 여행도 다녔을테고, 연봉도 5천만원은 되어야했었는데...


이젠 아들녀석 얼굴조차 보기가 부끄러워 수없이 한강 밑을 보면서 충동을 느끼기도하는 나약한 나를 보면서 과연 희망은 있는걸까? 사주팔자에 지금이 위기이고 내년부턴 정말 좋아진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것일까?


오늘도 난 이글을 마치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새벽이면 더욱 한기가 느껴지는 어느 모르는 동네에서 하염없이 걷고 또 한강다리를 넘을것이다. 이젠 두렵다. 내가족이, 나를 알고 있는 모든이가, 나약해져가는 나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