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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北 핵실험 별로 놀랄만한 일 아니다” 美 월러스틴 교수

by 쌍둥아빠^^ 200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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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스틴 (Immanuel Wallerstein 1930∼)

미국 사회학자. 뉴욕 출생. 컬럼비아대학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교에서 사회학교수로 재직하다가 1968년 학생운동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해직되었다. 1971년 맥길대학, 1976년 이후 뉴욕 주립대학 사회학교수를 역임했다. 아프리카사회를 연구하다가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대한 연구로 전환, 이 과정에서 기능주의와 실증주의, 발전론 및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을 통해 <세계체제분석>이라는 독특한 시각을 확립했다. 자본주의의 형성과 전개에 대한 거시적 해석을 통해 자본주의가 국민경제의 틀 안에서 형성되어 세계경제로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 애당초 유럽 중심의 세계경제형태로 성립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다. 저서로 《근대 세계체제(3권, 1974, 1980, 1989)》 《사회과학으로부터의 탈피(1991)》 등이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처럼 온 방송매체가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정가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서로 헐뜻기에 바쁘고....
우연히 eolin에 방문했다가 색다른 시각으로 북핵문제를 보고 있는 월러스틴 교수의 글이 있어서 올립니다. 북핵문제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갖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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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의 관점에서 보자면 너무나 논리적인 선택입니다. 남북한 통일의 미래상은 미국도, 중국도 아닌 바로 한국 사회의 여론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를 중심부·반주변부·주변부로 나눠 설명한 ‘세계체제론’의 저자 이매뉴얼 월러스틴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76)는 자신의 한국 방문과 동시에 터진 북한의 핵실험에 “별로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월러스틴 교수는 1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 핵실험의 의미와 향후 전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담담하게 밝혔다.

“공교롭게도 제가 오는 날 일이 발생했더군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것은 다 예상됐던 것 아닙니까. 북한의 관점으로는 너무나 논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보인 반응 역시 예상에서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국의 반응은 예상보다 강한 듯하고요.”

월러스틴 교수는 외부 분석가 입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한국의 입장이라고 했다.

“나는 한국 여론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당분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입니다. 향후 한국 내 여론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 운명이 결정될 것입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생겨난 주요 분단국가 가운데 독일과 베트남이 이미 통일됐고, 이제는 한국과 중국만 남았다”며 “두 나라의 통일도 이르면 10년 내에, 늦어도 30년 안에는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통일해야 한다’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져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 어떤 조건으로 통일이 이뤄지느냐이다”라며 “현재의 북한 핵실험 국면에서 한국 내 여론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바로 통일의 방식, 조건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의 여론 형성과 관련해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냐’라고 묻자 그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핵실험이 남북한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으냐’고 돌려 묻자 그는 “한국 내 여론이 이번 핵실험에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올 것이고, 반면 의연하게 대처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남북한 통일이 어떤 형태로 얼마나 이른 시기에 올 것이냐의 문제 역시 지금 한국 여론의 반응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월러스틴은 “화나고 분하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병력이 이라크에 묶여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선택할 여지가 없다”는 말이다. 그는 “2주쯤 지나서 보면 알겠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의아해 하는 기자들의 표정에 그는 “미국이 이라크에 했듯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국이나 러시아의 협조 없이는 군사제재는 불가능하고 성공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거론되지 않느냐’는 반문에 그는 “미국의 제재 의지가 매우 강경한 만큼 어떤 종류든 성명서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설득력 있게 준비된 제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두 가지를 말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적 정책기조가 있을 것이고 외부적으로는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 군사적으로 보복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을 것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월러스틴 교수는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추진하는 ‘자유무역’이란 것은 결코 자유무역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완벽한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것을 누구보다 미 의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역시 자국 이익에 맞게 조금 더 보호주의적인 것에서 조금 덜 보호주의적으로 움직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일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미국이 서유럽과 FTA를 맺고 있지 않다는 점이 한·미 FTA가 자동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잘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협상이 시작됐고 국가간 경제협력이 불가피한 이상 한·미 FTA의 세부 항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러스틴 교수는 11일 고려대에서 ‘미국 이후의 세계(Post American World)에서 살아가기: 지정학적 긴장과 사회적 갈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미국 이후의 세계’에 대해 그는 “미국이 유일한 슈퍼파워로서의 힘을 잃어간다는 뜻”이라며 “이미 미국은 쇠퇴기에 들어와 있으며 좀더 구체적으로는 70년대부터 미국의 쇠퇴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존 볼턴 유엔대사의 말이 유엔에서 먹히지 않는 것을 들었다. 미국의 말 한마디로 결의안이 통과되던 50~6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월러스틴 교수는 “이제는 미국이 단일한 슈퍼파워가 아니다. 미국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러스틴 교수는 고려대 문과대 설립 60주년을 맞아 고려대측의 초청으로 부인 베아트리체 여사와 함께 지난 9일 입국했으며 11일 고려대 강연 및 전문가 포럼에 이어 13일에는 ‘자유·정의·진리: 시장 근본주의를 넘어서’라는 주제의 학술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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